안산 운전면허시험 2종보통 도로주행 독학
한번에 합격 (코스별 난이도, 실제 주행연습)
운전면허의 마지막 시험, 도로주행까지
합격한 후에 작성하는 후기!
9월 말에 시작해서 11월 중순에 끝난 운전면허 자격증 고군분투 일지. 기능시험부터는 불합격 시 3일 후에 재응시 가능한데 직장인에게 그 3일을 딱딱 맞추기란 쉽지 않다.
여하튼 필기 1번, 기능 4번, 도로주행 1번으로 운전면허 독학 취득이 마무리되었다👏
금전적으로 여유가 되거나 주변에 알려줄 사람이 없다면 학원에 가는 것을 추천하지만 내 경우엔 부모님과 동생이 모두 운전이 가능하여서 독학으로도 충분히 준비 가능했다.
체감상 필기가 가장 쉽고 도로주행이 그 다음, 기능이 제일 어렵다. 기능시험은 한 번 깎이면 10점 날아가는 경우가 많은데 커트라인이 80점이므로.
도로주행은 그렇게까지 많이 깎이지도 않고 감독관 재량도 좀 있는데다 커트라인이 70이라 기능보다는 합격률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유튜브/시뮬레이션만으로는 도로주행 합격을 보장할 수는 없다는 점. 나도 가족들과 함께 서너 번 정도 실제 도로에서 운전을 하고 응시했다.
이제 대망의 도로주행 후기.
기능시험 합격 후에 연습면허를 받은 다음에 차 뒤에다 '주행연습'을 붙이고 충분히 도로에서 연습한 후에 시험 보는 것을 추천한다.
시뮬레이션만 해보고 타는 사람은... 진짜 운이 좋은 거 아닌 이상 합격하는 건 경험상 본 적 없다. 있을 수야 있겠지만 어쨌든 향후에도 도로에 나가서 운전해야 하므로 언제가 됐든 실제 차 주행을 해보는 건 필수다. 그리고 감독관도 도로주행 시험을 볼 때 실제로 연습해본 사람과 아닌 사람이 확 티가 난다고 했다.
도로주행은 '이 인간이 도로에 나가서 무사히 차를 끌고 다닐 수 있는가?'를 보는 최종시험이기 때문에 실전 감각과 연습이 생명!
*주행연습 표시 필수
*운전자일일보험 가입 필수
(미리 해당 일자로 보험 들기)
난 집에 있던 모닝에다가 주행연습 프린트를 붙이고 엄마 > 아빠 > 엄마 & 동생 순으로 연습을 했었다. 저걸 붙이는 순간 뒷차가 아주아주 멀리 사라지는 마법을 볼 수 있다ㅋㅋㅋ
가장 처음에 실제 차를 몬 건 기능시험 전.
엄마랑 화성 비봉 쪽에 있는 주차장에서 좌회전/우회전/브레이크/엑셀 등등 연습하고 시험을 봤는데 생각보다 시험 차가 너무 예민해서 실제 차랑 좀 달랐다.
(도로주행 차는 비슷했다.)
두 번째 실제 운전은 기능시험 합격 후.
연습면허를 발급 받고 엄마랑 화성쪽 사람 없는 도로를 달리며 실제 도로에서 운전하는 감각을 익혔다. 속도 어느 정도에서 얼마나 꺾으려면 핸들을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좌우 헷갈리는 깜빡이도 익숙해지게끔 연습했다.
세 번째는 아빠랑 했는데 이번엔 코스를 돌겠다며 나갔다가 화성과 달리 차가 쌩쌩 지나가는데다 신호 체계도 어려워서 엄청 헤맸었다. 아빠가 기본기도 안 되어 있다면서 화내고 집에서 2차 전쟁을 벌였다. 아빠는 규정 50인데도 120으로 밟으며 날 덜덜 떨게 했다. (잘 봐! 이렇게 하라고! 라고 하는데 그렇게 하면 뒤질 것 같은데요) 핸들 잡는 법부터 브레이크 감각, 차선 변경 등 계속 핀잔을 주니까 이때 운전에 대한 호감과 자신감이 아주 나락을 쳤다. (운전 안 해! 빼액!😡😡)
이래서 가족과는 하지 말라고 하지만 난 돈이 더 소중했다. 학원비 88만원에 시험 응시료까지 하면 너무 비싸니까. 거기다 떨어지면 재응시료 55,000원 정도. 그것도 재응시하려면 연수를 몇 시간 필수로 더 들어야 한다고 하니 최소 100만원은 깨지는 셈이다.
#원내비 라는 어플이 도로주행 코스를 알려준다고 했는데 A코스는 맞았지만 BCD는 아주 엉터리였다. 좌회전 해야 하는데 너무 당당히 "우회전입니다."라고 안내멘트가 나와서 깜놀,, 호러영화 찍는 건가. 우측엔 길이 없는데요. 몇 번 더 시도해봤지만 BCD는 계속 안 맞아서 그냥 어플 없이 했다.
안산만 그런 거지, 다른 면허시험장 코스는 맞을 수도 있다. 다른 블로그들 보니 꽤나 소개가 많이 되어 있는 어플이었다.
차라리 길을 외우는 게 속 편한데 비슷해 보이는 구간에서 꺾이는 장소만 좀 다르다 보니 처음엔 진짜 헷갈렸다. 실제 도로주행 시험에선 네비가 음성으로 아주 자주 알려주는데다 감독관한테 물어보면 길을 알려준다. 그래도 차선변경도 하면서 해야 하니 외워두는 게 낫다. 어디에서 우회전할지 알아야 미리 오른쪽으로 가므로..
안산의 경우 작년인가 회전교차로가 생겨서 기존에 촬영된 유튜브만 보면 좀 당황스러울 수 있다. 그리고 공사도 많이 하는데다 불법 주정차도 많아서 실제 코스를 돌면서 길이 어떻게 생겨 먹고, 불가피하게 차선 이동을 어디서 해야 하는지 익혀두는 게 좋다.
네 번째는 엄마랑 동생과 함께. 동생이 작년인가 재작년에 따서 좀 더 도로주행 시험룰을 잘 알고 있었다. 코스는 헤매긴 했지만(…)
안전한 화성쪽에서 좀 더 연습한 다음에 동생이 시험 코스를 ABCD 한 바퀴씩 돌았다. 그리고 내가 한 번씩 더 했는데 그때 로터리 쪽에 공사도 많이 하고, 어린이 보호구역 쪽은 불법주정차가 역대급이라 좀 위험해서 많이는 못 하고 집에 갔다.
그래도 매일 퇴근하면서 유튜브로 코스 한 번씩 보고 자기 전에 또 보고, 실제로도 코스를 두 번 정도 돌아보니 외워지긴 했다. 심각한 길치라 시험 볼 때까지도 좀 헷갈리긴 했는데 나쁘진 않았다.
TMI)
1) C코스에서 D코스 시작할 때 굴다리를 건너가야 하는데 동생이 거기 엑셀 밟고 돌라고 해서 시도하다가 차와 함께 부서질 뻔했다 ^^ ..
2) B코스. 쭉 내려오고 좌회전 신호 받고 도는 곳에서 어디서 회전 해야 할지 몰라서 계속 슬금슬금 앞으로 나갔는데 일정 구간보다 앞으로 나가면 좌회전이 안 된다고 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직진한 다음 다시 삥 돌아서 로터리 지나서 돌아왔다. 필기를 합격했다고 해서 신호 체계나 교통 법규에 대해 잘 아는 게 아니니까. 그래서 전문학원에서 차근차근 다 배우는 게 좋을 것 같긴 하다.
3) 안산면허시험장 들어가면서 "브레이크 밟고 천천히 들어가"라는 말에 확신의 엑셀을 밟고 질주했다가 안전요원과 아이컨택했다. 다행히 얼마 안 가서 멈추긴 했지만 엄청난 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었던 일.
우회전 깜빡이 / 좌회전 깜빡이
브레이크 / 엑셀
이건 초보는 헷갈릴 수밖에 없는 것 같은데 실제 도로해서 몇 번 사고 위험을 겪고 보니 생명과 직결되어 있어서 빠르게 습득하게 되더라.
(며칠 텀을 두고 차에 타면 브레이크나 핸들 감이 많이 떨어져서 5분 정도는 주행해야 다시 페이스를 되찾았다. 그래서 자주자주 하는 게 중요하다고 한다.)
동생이랑 엄마가 '코스를 몇 번이나 돌았는데 당최 왜 그렇게 길을 못 외우냐'고 답답해했다. 내 운전면허가 아주 온가족 연례 행사라며 ㅋㅋ 달력 찢어서 그 뒤에다 시험장 코스 그리면서 보고 외우라 했다. 실제로 이 방법이 암기에 도움 됐던 건 사실이다.
10월, 11월은 언제 운전 연습을 할지 모르니 주말 약속을 잡기도 힘들었다. 이미 잡힌 약속은 나갔었지만 일정 비는 날에는 여김없이 차를 몰았다. 이 날은 심지어 비가 왔는데도 엄마가 별 상관 없다면서 데리고 갔다.
비가 와서 창문 옆유리도 다 부옇게 김이 끼고 사이드미러도 안 보이는 상태도 경험했다. 옆에 논두렁이라 빠지면 안녕인 곳도 다니고 신도시도 한 바퀴 열심히 돌았다. 화성 카페도 한군데 들르고..
그래도 이때 서너 시간 정도 운전하면서 급브레이크 밟지 않기, 핸들링 등등이 많이 개선되었다. 시속 80으로도 달리고 운전하면서 창문을 열거나 옆사람과 얘기하기, 주변 상황에 대해 이러쿵저러쿵하기도 가능해졌다.
계속 도로를 달리다 보니 점점 차에 대한 무서움도 없어졌고 긴장이 사라지는 게 나 스스로도 느껴졌다. 원래 운전은 '다 비켜!!! 내가 짱이다!!'라는 마인드로 해야 는다고 하긴 했다.
우물쭈물거리다간 앞, 옆, 뒤 다 방해이므로 ,, 그리고 생각보다 브레이크를 밟으면 바로 서기 때문에 무조건 사고나거나 하진 않는다. 그래도 연습면허 기간에는 후진이나 주차는 불가...ㅎ 차 간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공간을 확보해야 될 때 가끔 후진은 했다.
후진이란 T자 주차밖에 못하는 나란바보. 이게 다 시험이 만든 폐해다.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스킬들을 익혀야지!
이렇게 직접 그린 그림 보면서 외웠는데 어린이 보호 구역 구간은 저 그림보다 훨씬 더 길다. 규정 30km 미만을 준수해야 하는데 실제 도로주행에서는 1km라도 넘으면 실격이라 잘 보고 해야 한다. 기능시험에서 과속으로 3번이나 떨어졌으므로 내가 가장 주의해야 했던부 부분이기도..😂
안산 도로주행 코스 보면 화정 5교 화정 8교 뭐 이렇게 회전하는 지점을 알려주는데 코스를 몇 번 다녀봐도 그게 어딨는지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럼 표지판을 좀 크게 써놓든가...
경험상으로,
A : 면허시험장 출발 - 첫 번째 교차로에서 좌회전 - 쭉 직진 - 카페 PAGUS 지나서 슬슬 우측 차로변경 - 그 다음 사거리에서 우회전 - 바로 또 우회전 - 직진 - 학교 보이면 우회전 - (앞에 CU 보임) 바로 좌회전 - 직진 - (차량 신호등이 이상하게 붙어 있는 곳) 다리에서 좌회전 - 우회전 - 직진 - 돈까스 클럽이랑 회전교차로 지나서 좀 가다가 왼쪽으로 차선 변경 (나중에 오른쪽에 차로 사라짐) - A 코스 종료
B : 출발 - 첫 번째 말고 두 번째 교차로에서 좌회전 - 돌면 바로 우회전 - 직진 - 카페 PAGUS 지나서 슬슬 우측 차로변경 - 그 다음 사거리에서 우회전 - //// 노란 부분 동일/// - 좌회전 하지 말고 쭉 직진 - 교차로 지나면 오른쪽으로 차선 변경 - 우회전 - 쭈우우우욱 가면 면허시험장 도착 - 우측깜빡이 넣고 들어간 다음에 다시 우측깜빡이 넣고 처음 차 출발했던 곳으로 주차 - B코스 종료
C : 면허시험장 출발 - 첫 번째 교차로에서 좌회전 - 쭉 직진 - 카페 PAGUS 지나고 사거리 지나고 나면 슬슬 우측으로 차선 변경 - TG패션에서 우회전 - //// 노란 부분 동일/// - 좌회전 - 우회전 - 직진 - 쭉 가다가 회전 교차로 지남 - 차선 따로 안 바꾸고 계속 가다 보면 오른쪽 갓길에 차 세우라고 함 - 우측 차로 변경 - C코스 종료
D : 출발 - 첫 번째 말고 두 번째 교차로에서 좌회전 - 돌면 바로 우회전 - 직진 - 카페 PAGUS 지나고 사거리 지나고 나면 슬슬 우측으로 차선 변경 - TG패션에서 우회전 - //// 노란 부분 동일/// - 좌회전 하지 말고 쭉 직진 - 교차로 지나면 오른쪽으로 차선 변경 - 우회전 - 쭈우우우욱 가면 면허시험장 도착 - 우측깜빡이 넣고 들어간 다음에 다시 우측깜빡이 넣고 처음 차 출발했던 곳으로 주차 - D코스 종료
A-C (운전면허시험장 출발 > 도로 종료)
B-D (도로 출발 > 운전면허시험장 종료)
A/B 랑 C/D는 TG패션까지 멀리 더 가느냐 아니냐 차이다. 근데 안쪽으로 멀리 들어간 만큼 화정초 빠져 나와서 도로 달릴 때는 A/B코스보다 짧게 간다.
코스는 줄글로 보면 뭔 말인지 하나도 모를 수 있으니 영상으로 계속 보는 걸 추천. 한 영상만 보면 사물이나 지형이 조금이라도 달라지면 패닉이 올 수 있으므로 같은 코스를 다양한 채널로 보는 게 낫다.
https://www.youtube.com/watch?v=VJow0shn_rM
https://www.youtube.com/watch?time_continue=51&v=tHRBHG1lXYM&feature=emb_title
https://www.youtube.com/watch?time_continue=1&v=-05UD-cDvzY&feature=emb_title
1인칭도 있고 3인칭도 있다. 다양한 각도에서 여러 번 보는 게 좋은데, 고수의운전면허는 VR처럼 제공되는 것도 있어서 휴대폰이나 태블릿을 기울이면 화면도 같이 기울어진다. 현장감 100%
그리고 유튜브는 코스를 외우기 위해서이지, 저 영상들처럼 우회전 할 때 안 멈추고 그냥 가버리거나 횡단보도 바로 앞에서 멈추거나 하면 다 감점/실격이다.
도로교통공단에서도 코스를 알려주려고 찍은 거지 이대로 따라하면 안 된다고 인정하고 있다. 우리는 너희가 우릴 잘 따라하는지를 보는 게 아니라 스스로, 알아서 잘 도로에서 살아남는지를 테스트할 것이다! 라는 말.
"실제는 이렇지만 시험 때는 이렇게 하라"는 게 좀 많다. 기능시험도 그랬지만 ^0^ T자주차 잘한다고 주차 잘하나..
도로주행 시험 역시 감독관 케바케도 상당히 작용하는데다 똑같이 해도 누군 감점이고 누군 통과일 수도 있어서 운도 엄청 중요한 것 같다.
11/17
대망의 시험날.
기능을 11/4일에 따고 세 번 정도 시간 내서 하루 2-3시간 연습했으니 나름 빨리 본 편이다. 주위 보니까 두 달 정도 연습하고 보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난 11/23에 일본을 가야 하므로 감을 더 잃기 전에 그 전에 후딱 따두려고 했다. 이날 떨어지면 또 언제 볼 수 있을지 모르므로 ..
*재택하는 날에 응시하면 소요된 시간만큼 이른아침과 밤에 초과근무 확정😂
그리고 이날이 수능인 줄 모르고 신청했다. 차량 이동이 적은 오전에 하려고 했는데 시험 접수를 할 때 오후타임밖에 없길래 의아했었다. 그것이 수능 때문이었군..
점심 먹고 나서 엄마랑 한 번 더 코스를 돌았다. 3시 10분 시험이라 2시 반까지는 가려다 보니까 다 돌지는 못하고 A랑 B정도. 역시나 며칠만에 운전대를 잡으니 아주 또 엉망진창이라 A코스 화정초 정도까지 왔을 때 다시 정신을 차렸다. 옆에서 엄마가 계속 이거 맞아? 엥? 이거 아닌 것 같은데? 그건 왜 그래? 하고 말 걸어서 정신 없었다..
그래도 이제 좀 익숙해지고 코스 도는 동안 신호 체계가 어떻게 되어 먹은 건지도 아니까 여유가 생겼다. 처음엔 30분만 운전해도 피곤하고 힘들고 집에 가고 싶었는데 그 다음엔 1시간, 그리고 2시간, 3시간 이렇게 감당 가능한 시간이 늘어났다.
2시 반에는 다시 시험장에 돌아와서 1층 가장 오른쪽 창구로 갔다. 온라인으로 접수하면 따로 대기표 없이 여기서 바로 응시원서 내고 스티커를 받아가면 된다.
10분 전까지 교육장으로 가면 되는데, 교육장은 정문 앞에 있다. 안산면허시험장을 보고 섰을 때 기준으로는 왼쪽.
그만 오고 싶었던 안산면허시험장..^=^
필기, 기능은 다 강남면허시험장에서 땄다. 도로주행만 안산에서. 이번에도 안산에서 계속 떨어진다면 코스를 다시 외우는 한이 있더라도 강남으로 갈 생각이었다.
도로주행 차는 교육장 옆에 이렇게 서 있었다. 처음 응시하는 거라 어떤 시스템으로 진행되는지 몰랐는데 감독관이 호명하면 두 명씩 뒷좌석에 타는 거였다. 그럼 출발지점까지 감독관이 일단 데려다주고 누가 먼저 할 건지(A/C코스 당첨) 원서 보고 불러준다.
도로주행시험 감점 항목과 실격 사유 등이 적혀 있었는데 기능시험과 달리 도로주행은 진짜 치명적으로 위험해서 차마 도로에 내놓지 못하겠다 하는 거 아닌 이상은 괜찮다. 너무 긴장해서도 안 되겠지만. 지금 생각해도 도로주행보다 기능시험이 5배는 더 어려웠다. 물론 독학이라 기능시험장을 시험으로 배웠지만.
22,000원 수강료 내고 아~ T자 주차 공간은 이렇게 생겼구나~ 아 오르막길은 이런 느낌이군! 하고 배우고 간 느낌으로.. 그렇게 3번을 날렸다. ㅎ
아무튼 다시 도로주행코스 안내도. 실제 시험볼 때는 네비에서 (화면은 없고 소리로만) 300m 앞 좌회전, 150m 앞 좌회전, 좌회전입니다. 이렇게 큰 소리로 알려준다. 그리고 감독관한테 물어봐도 알려준다.
처음 출발하기 전에도 감독관이 "모르면 물어보세요. 그럼 알려드리는데 안 물어보고 그냥 가서 코스 이탈하면 실격입니다."라고 공지함. 같이 탄 사람도 물어봤는데 그냥 알려주셨음. 그래도 다 외운 다음에 실제로 코스 몇 번 돌고 가는 게 속 편하긴 하다.
가장 헷갈리는, 바뀐 우회전 법. 이건 그 전에 운전하던 사람들은 다 잘 안 지키는 것 같고 나도 독학이라 운전면허 시험에서 어떻게 적용하는지 알 길이 없었다.
그래서 그냥 최대한 멀리서 정지하면서 가야지 하고 별 생각 안 했는데 시험 때 도로에 차가 많아서 선 지킬 것도 없이 훨씬 뒤에서 정차할 수밖에 없었다. 좀 가다 서고 좀 가다 서고... 그러다 우회전할 때는 서행.
그럼 웬만하면 괜찮은 것 같은데 우회전하자마자 노란 버스가 바로 코앞에 있어서 잠깐 당황한 게 기억에 남는다. 그래도 브레이크는 급블 밟을 수 없다는 일념으로 리무진마냥 스무스하게 정지했음.
도로주행 교육영상 보고 나서 호명하는 대로 출발하는데 확실히 기능시험보다는 그 텀이 되게 길다. 두 명이나 코스를 끝내야 차가 돌아오고 다음 팀이 탑승하니까. 30명 넘게 있었던 것 같은데 나는 거의 마지막이었다. 감독관 네 분 정도가 응시원서 나눠서 가져갔는데 그러다 보니 각 감독관 담당 아래서도 밀린 모양이었다. 그렇게 한참을 기다려서 돌아온 차례.
우즈베키스탄 사람이랑 같이 타게 됐는데 내가 먼저였다. 시동 켜고 사이드 내리고 좌측깜빡이 넣으니까 감독관이 옆에서 "C코스 갈게요."라고 했다. (아, 이렇게 정해지는 거였음..?) A코스 B코스밖에 안 돌았지만 C코스는 A에서 좀만 더 가면 되는 거라 별 상관은 없었다. 그렇게 출발.
이제 그 코스는 다섯 번 정도나 가봤으니 여유롭게 갔다. 중립도 잘 넣고 신호도 잘 지키고 브레이크도 잘 밟고. 감독관이랑 수능 얘기도 하고 불법 주정차 얘기도 하면서 마지막까지 잘 갔다. 뭔가 애매하다 싶으면 일부러 감독관한테 말 걸어서 사소한 걸 못 보게 꼼수도 좀 썼다. 그럼 대답 생각하느라 못 볼 테니,,
정지선 헷갈렸던 구간은 차가 많아서 어쩔 수 없이 계속 멈추면서 가느라 안 걸렸고 코스는 네비에서 아주 분명한 발음으로 크게 알려주기 때문에 이상한 길로 빠질 일은 없다. 원래 30m 전에 깜빡이 넣고 차로 변경해야 하고 그 전에 하면 감점이라는데 안산은 불법 주정차가 많아서 150m 안내 방송 나오면 슬슬 해도 된다고 하더라.
종료 직전에 감독관이 "저기 초록색 신호등 보이죠? 저기서 세울 거예요."라고 해서 네비 나오기 전에 다른 데서 멈추라는 건가? 하고 엥? 엥? 하면서 옆에 보다가 속도가 좀 떨어졌다. 50구간이라서 감독관이 "지정속도 지켜서 가주세요."라 해서 억울../ 암튼 난 합격하고 싶은 학생이었으므로 얌전히 '네~!'하고 다시 밟았다.
그렇게 C코스 종료! 감독관이 기기로 바로바로 채점하니까 사이드 올리고 기어 P로 넣고 시동 끄니까 기기에서 "축하합니다. 합격입니다."라는 안내 멘트가 나왔다. 다시 뒷자석으로 가서 앉는데 감독관이 합격 도장 찍고 있었다.
한번에 합격이라니...oh yeah....★
사실 아빠나 엄마, 동생이랑 할 때는 급경사인 곳도 롤러코스터마냥 떨어지고 다시 쭉 올라오고 급하게 좌측 차로변경하기도 했어서 시험이 오히려 무난했다. 빗길운전에다 논두렁 운전까지 했었으니..그때는 시속 120도 달리고.. 커브구간도 80으로 돌고..눈물겨웠지..
개인적으로 안산면허시험장 나와서 내려간 다음에 좌회전 해야 하는 구간이 헷갈려서 B,D코스를 더 선호하긴 했었다. 거긴 회전교차로 지나서 좀 가다가 핑크 차선 가운데로 두고 따라간 다음 좌회전 우회전 직진만 하면 되니까.
그래도 합격했으니 신났지만..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다음 응시자님. 기능시험에서 차를 몰아본 게 다라고 나에게 무서움을 안겨주었다. 그 외에는 시뮬레이션으로만 했다고. 뒷좌석에 앉아 있는데 그 사람이 사이드도 안 풀고 출발하려다 '어 왜 안 가지?'하는 거 보고 주섬주섬 안전벨트를 착용했다. 생명이 달려 있으니 뒤에서 '사이드부터...'하고 속삭였다가 감독관한테 조용히 하라고 제지당했다. 그래도 어찌어찌 출발하나 했는데 좌측 깜빡이 넣고...
칼치기 시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 심지어 뒤에 오는 차도 안 보고 가서 감독관이 급히 브레이크를 밟았다. 도로에 나온 건 처음이라고 하던데 뒤에 앉은 입장에서 너무 무서웠다. 이러다 뒤에서 박으면 나부터 죽는 거니까.
그래도 실격은 아닌지 쭉 가는데 결국 좌회전할 때 중앙선도 칼치기해서 감독관이 딥빡한 얼굴로 "당장 내리세요!"라고 해서 도로 한복판에서 자리를 바꿨다.
보통 갓길에 세우게 한 다음 바꾸던데 정말 도로 달리다 갑자기 바꿔서 놀람.. 뒤에 있던 트럭이 뭐야?! 하고 빵빵거리면서 화냈지만 감독관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다. (참고로 도로주행 감독관은 한 분 빼고 다 여자였다.)
운전석에 탄 감독관은 스피드레이서로 안산면허시험장까지 질주했고.. 하도 급브레이크를 밟아댄 탓에 뒤에서 억 윽 악 거렸다. 그래도 그 사람은 도로에서 했다는 경험에 만족해했다.
감독관은 실제로 해보는 것과 안 해보는 것 차이가 크다고 했지만 실제로 충분히 연습할 정도로 돈이 있었으면 학원에 가서 학원에서 땄겠지... 합격률도 학원이 훨씬 높을 테니. 지역 면허시험장에서 자체적으로 연수 프로그램을 진행한 다음에 시험을 보면 사교육이 과열되지 않을 텐데.
도로주행 합격 후 면허발급
여하튼 차에서 내리기 전에 합격 도장이 찍힌 원서를 받았다. 같이 시험 본 사람들 수십 명 중 합격한 사람은 몇 명 정도. 주차해놓고 기다리고 있던 엄마한테 먼저 합격 소식을 전하고 다시 안으로 들어갔다. 운전면허증 발급을 위해선 또 대기표를 뽑아야 했다.
여기 응시과목과 시험 시간이 현황으로 뜨고 있었다.
기다리는 동안 확인하니 안전운전 통합민원에서는 이미 정보가 갱신되어 있었다. 기기로 결과를 채점하고 바로 내주다 보니 전송도 빨리 되는 모양이다.
운전면허증 발급을 위해선 증명사진 1매와 민증, 돈이 필요하다. 국문/영문/모바일. 다 할 건지 아니면 일부만 골라 할 건지는 선택 가능하다. 난 3개 전부로 했고 금액은 15,000원. 주변 보니까 대개 모바일은 잘 안 하고 국문만 하는 사람도 있었다. 면허증이 나오는 데는 2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모바일은 IC운전면허증 앱이 따로 있어서 그걸 먼저 깔아야 했다.
운전면허증을 폰 뒤에다 바짝 붙여서 갖다대면서 인식해야 하는데 잘 안 돼서 직원분께 도움을 요청했다.
캡쳐하면 개인정보가 다 가려져서 나온다.
한 달 반 정도 매일을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했던 운전면허가 드디어 끝났다. 감격 ㅠㅠㅠ 다시 돌아가게 된다면,, 안 할 것,, ^^*
지금 당장 딸 이유가 없었는데 어쩌다 시뮬레이션 체험해 보고 소질 있다는 소리를 듣고 필기 시험을 덜컥 신청한 게 발단이었다. 그렇게 필기 합격하고 기능 지옥이 열리게 될 줄 몰랐지.
동생이 독학으로 필기 1번 기능 4번 도로주행 1번으로 붙었는데 나도 독학으로 필기 1번 기능 4번 도로주행 1번으로 합격했다. 집안 내력인가 ㄷㄷ
따끈따끈한 운전면허증.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뒷면에 숫자와 글자가 지워진 부분이 있다. 별 상관은 없겠지.. 앞뒤로 인쇄가 되어 있으니 좀 신기하다.
인스타 스토리에도 자랑 ㅎㅎㅎ
독학이라 더 뿌듯하다.
이제 여기 코스는 눈 감고도 돌 수 있을 것 같다.
네비로 길을 알려준다고 해도 웬만하면 외우고 가는 게 좋다. 실제로 돌아보는 것만큼 좋은 게 없는데 나도 처음엔 도로 나가는 것 자체가 무섭고 체력도 안 따라주는데 코스까지 어떻게 도냐.. 했는데 이게 또 하다보니 됐다.
물론 시험 날까지 코스 4개 다 미리 돌아볼 생각에 시작부터 힘들어서 AB만 돌고 부리나케 가긴 했다. 반복적이고 지루한 걸 너무 싫어해서.. 그래도 어찌어찌 운이 따라주어 붙었지만 결론은 '충분한 주행연습 후에 자신 있다고 생각했을 때' 도전하는 걸 추천한다.
운전면허증을 따고 나서도 감을 잃지 않게 계속 연습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하는데 이날부로 우리 가족의 열정도 식어버렸다. 그렇게 나는 도로주행 코스에서 전진밖에 못하는 인간이 되어버림. 과연 언젠가 차를 몰고 여행갈 수 있을지.. 미래의 나에게 좋은 소식이 들려오길 바란다...😂
다사다난했던 운전면허 자격증 취득 일대기 끝!
(12월 11일 기준, 안산 시내와 중앙역, 초지역 등등 다 돌았다. 산업도로까지 타고! 몇 번 사고 날 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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